직장인이 다시 학교로 돌아가는 이유(석사 유학을 결심한 배경)

석사-과정


석사를 결심하게 된 배경

제가 학교로 돌아가게 된 이유를 설명하자면 제 직장 얘기를 빼놓을 수가 없어요. 제 직장은 학술 연구를 주로 하는 연구소였고, 저는 그 곳에서 5년 간 연구원으로 일을 했어요. 주로 담당한 업무는 공공시설물의 연간 운영비용을 분석하고 미래의 수요, 수입금을 추정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운영 데이터를 다루었는데, 경력이 쌓일수록 제 데이터 분석 능력에 한계가 느껴지기 시작했어요. 엑셀 다루는 건 좋아하기도 하고 자신이 있어서 어찌저찌 엑셀 기능을 활용하기는 했지만, 통계적 기법들을 제대로 알고 사용하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강해졌어요.  그래서 혼자 통계학 수업도 들어보고 데이터 분석 자격증 공부도 해봤어요. 제가 스스로 필요해서 시작한 공부라 그런지 너무 재미있는거에요! 통계학, 데이터 분석 분야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다는 열망이 계속 커져갔어요. 


그러던 와중에 AI에 대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고, 뼛 속까지 문과였던 저는 마음 한 켠에 늙어서도 계속 써먹을 수 있는 기술 하나를 익혀보고 싶다는 생각을 쭉 해오고 있었는데, 데이터 분야에서 조금의 희망을 본 거죠! 당시에는 혼자 설레발 치면서 'AI에 대체되기 전에 AI를 다룰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고 막연히 생각했어요.


데이터 분야로의 이직을 결심하고 조사해보니 Data scientist라는 직업이 있고, 이 직업은 주로 석사 학위를 요구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 또한 비전공자로서 전혀 다른 업무로 커리어 전환을 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공식적인 교육을 제대로 받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그래서 과감히 회사를 그만두로 석사 진학을 결심하게 되었답니다.



국내 대학원이 아닌 해외 대학원을 선택한 이유

처음에는 국내 일반대학원, 특수대학원 모두 알아봤었어요. 하지만 어느정도 직장생활 후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이었고, 대학원 졸업 후에는 취업을 할 계획이었기 때문에 '나이'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었어요. 아무래도 우리나라는 취업에 있어서는 서류 단계에서 나이를 많이 보잖아요. 공부나 취업 모두 상대적으로 나이로부터 자유로운 외국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미 저에게는 대학원 진학이 퇴사를 결심할 정도로 큰 결정이었는데, '이왕 하는 김에 제대로, 더 빡세게 한 번 해보자!' 싶기도 했어요. 이 때 아니면 언제 또 유학을 가보겠어요! 그래서 도전해보자는 마음으로 해외 유학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원 지원 준비 과정

저는 미국 대학원을 준비하다 유럽으로 방향을 바꾸었고, 한창 대학원 지원할 시기에 Business Analytics에서 Data Science로 전공을 변경했어요. 그래서 준비기간이 더 길어졌고 많은 대학원에 지원을 못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에서 스위스로 유학 국가 변경

처음에는 최신 기술의 중심지인 미국을 목표로 대학원을 준비했어요. 미국에서의 입시 결과는 5개 학교를 지원했고, 1개의 학교로부터 장학금을 포함한 입학 제안을 받았어요. 


사실 미국에서 스위스로 눈을 돌린 데에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경제적인 요인이 컸어요. 제가 그동안 모았던 돈이 미국에서의 학비와 생활비를 모두 감당할 만큼 충분하지 못했거든요. 조사해보면 아시겠지만, 미국에서의 학비와 생활비가 정말 '억'소리 납니다. 처음에는 학자금 대출을 받아서 가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공부하는 내내 재정적 부담으로 인한 스트레스까지 이겨낼 수 있을까 스스로 의문이 들더라구요. 아무래도 새로운 환경에, 새로운 학문에 적응하려면 그 자체로도 스트레스가 어마어마 할 테니까요. 그리고 취업이 되더라도 학자금 대출을 안고 직장생활을 해야한다는 사실이 부담되었습니다. 그래서 상위권의 제가 정말 가고 싶은 대학원이 아니라면 과감히 포기하기로 결심했어요.


그리고 미국 데이터 전공 대학원들의 대부분은 '학생들의 취업'을 목표로 합니다. 논문을 쓰고 학문적인 부분에 중점이 있는 research 분야보다는 수업, 실습 위주의 coursework 과정이 많아요. 기간도 9개월~1년 이하로 짧고요. 재학생들의 얘기를 들어봤을 때, 완전 비전공자 입장이면 석사 과정이 정말 순식간에 지나가기도 하고 취업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을 정도로 지식과 경험을 쌓기에는 아쉽다는 평이 많았어요.


저는 커리어 전환이 목표이기도 하고, 스스로 기초가 부족하다고 항상 생각해서 제대로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거든요 그래서 유럽의 대학원들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유럽의 여러 나라 중에서도 영국은 미국만큼 학비, 생활비가 비싸서 미국과 같은 이유로 제외했어요. 


상대적으로 학생들에 대한 복지가 좋은 독일부터 알아보기 시작했는데, 독일은 독일어 능력을 많이 보더라구요. 그러던 중에 독일어를 사용하는 스위스를 발견한거죠. 마침 스위스 취리히 대학교에 석사 중인 분들의 블로그를 보니 수업이 정말 힘들지만 교육의 질에는 만족한다는 부분도 인상적이었구요. 취리히 대학교의 데이터 사이언스 석사는 2.5년~3년이 소요되고 논문도 써야하는 과정이에요. 오히려 저에게는 더 맞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또한 스위스는 생활비가 비싸지만 학비가 저렴해서 제가 모은 돈으로도 충분할 듯 했습니다. 그래서 스위스로 가기로 결정하게 되었어요. 



Business Analytics에서 Data Science로 전경 변경

처음에 대학원 지원준비할 때는 Business Analytics(BA)를 목표로 했었어요. 제가 경영학을 복수전공 해서 조금이나마 관련이 있기도 했고, 합격할 가능성이 조금 더 높을 것이라 판단했거든요. 그런데 지원과정 내내 마음 한 켠이 불편하더라고요. 세부 커리큘럼을 보면 볼수록 제가 석사를 결심한 계기에 대한 답은 Data Science(DS)에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BA의 경우, 데이터 분석과 시각화에 초점이 맞춰져있고, 비즈니스의 관점에서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것이 주요 역할입니다. DS는 데이터를 정제하고 모델링해서 추천이든 예측이든 특정 문제를 풀어내는 과정에 초점이 맞춰져있죠. DS에 수학적, 통계적, 컴퓨터공학적 지식이 더 많이, 더 깊이 요구됩니다. 


BA는 경영대 소속, DS는 공대 소속인 경우가 많은데 경영대학원은 학비가 상대적으로 더 높아요. 


DS
출처: Introduction to Data Science, Medium


DS-과정
출처: Introduction to Data Science, Medium


사실 BA냐 DS냐를 결정하는 데에는 AI 부트캠프에 참여했던 경험의 영향이 컸어요. 크고 작은 프로젝트를 진행해보면서 결국 제가 흥미있는 분야, 프로젝트를 했을 때 큰 성취감을 느꼈던 분야가 DS였거든요. 저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과 그 원리는 배우고 싶은 생각이 컸고, 그것을 외면할 수 없어서 결국 DS로 지원분야를 뒤늦게 바꾸게 되었어요. 


DS는 BA에 비해 많은 선수과목을 요구합니다. 대학원 지원 전에 선형대수, 미적분학, 통계학개론, 컴퓨터개론, 프로그래밍 언어는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해요. 처음에 BA를 준비했던 저로서는 컴퓨터공학 관련 선수과목이 부족했죠. 뒤늦게 수업들을 듣긴 했지만 많은 대학교의 지원 시기를 맞추지는 못했어요. 조금 더 빨리 결정하고 준비하지 못했던 게 개인적으로는 큰 아쉬움으로 남아요. 하지만 그 뒤로 관련 수업들을 모두 들었고, 지금도 계속 기초를 탄탄히 하기 위해 공부 중입니다.



처음에는 간략하게 정리해보자 했던 게 글이 많이 길어졌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다른 분들은 저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효율적으로 준비 잘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포스팅부터는 영어시험, SOP 




[스위스 취리히 대학교 합격소식을 전합니다]


ALMI

직접 겪은 생생한 여행경험과 캠핑후기, 여행꿀팁을 공유합니다. 2025년에서는 스위스에서 유학생활을 시작해요. 유익한 수다 함께 나눠요!

2 댓글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