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초에 다녀온 뒤늦은 보홀여행 후기를 남겨봅니다. 당시 한인 투어 대신 현지 투어를 선택했는데요. 현지 기사들과 연락하고 견적받고 코스를 조율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기에 그 과정, 그리고 꿀팁도 공유하려고 해요.
보홀 육상투어 시 고려한 점
이번 보홀여행은 50대~60대 부모님과 함께한 가족여행이었어요. 항공편은 세부에 도착하는 것으로 예매해서 도착 후 당일 오전에 오션젯을 타고 보홀로 이동하는 일정이었습니다. 부모님이 관광보다는 휴양을 원하셨지만, 그렇다고 리조트에만 있기에는 제가 좀 아쉽더라구요. 그래서 모든 코스를 도는 육상투어 대신 일부 관광지만 선택해서 여유로운 육상투어를 하기로 했답니다.
현지 육상투어를 선택한 이유
세부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호핑투어, 시티투어들이 엄청 잘 되어 있죠. 하지만 보홀은 상대적으로 현지인 투어가 훨씬 활성화되어 있어요. 제가 갔을 당시에는 세부에서 활동하는 여행사들이 분점을 보홀에 우수수 내기 시작하는 시점 같았어요.
현지 투어에 대한 많은 후기도 있었고, 많은 분들이 추천해주는 현지 기사님도 있어서 보홀에서는 현지 투어에 도전해보자 생각했습니다. 한인 투어는 세부에서 해본 적이 있기도 하고 현지인 육상투어를 이용하면 현지인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도 생겨서 오히려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결과적으로는 가족 모두 대만족이었습니다!
보홀 육상투어 코스, 일정
보홀 육상투어는 주로 '로복강 선상 레스토랑에서 점심 → 안경원숭이 → 맨메이드 숲길 → 초콜릿힐 → 반딧불 투어' 이렇게 많이들 하시죠. 이 중 제가 선택한 코스는 '로복강 선상 레스토랑 → 맨메이드 숲길 → 초콜릿힐' 이었습니다. 맨메이드 숲길은 초콜릿힐 가는 길에 있어서 들렸어요.
안경원숭이를 보러 가지 않은 이유
안경원숭이가 생각보다 잘 보이지 않는다는 후기들이 많았기 때문이에요. 후기 사진들을 보면 안경원숭이가 엄청 가까이서 보이는 듯 하지만, 실제로 가보면 저~~~멀리 작게 보인다고 하더라구요. 만약 일행 중 아이들이 있었다면 고민없이 갔을 텐데, 동물 구경에 큰 감흥이 없는 어른들 뿐이어서 매력적인 관광지가 아니기도 했어요.
반딧불 투어를 제외한 이유
사실 원래 반딧불 투어도 가볼 생각이었어요. 하지만 생각보다 부모님의 체력은 급격히 소진됩니다. 저는 시원한 차로 이동하기 때문에 피로감이 덜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부모님은 이동 자체로도 많이 피곤해 하시더라구요. 특히 초콜릿힐까지 가는 거리가 1시간 가까이 걸립니다.
그리고 투어일정이 여유롭고 각 관광지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지 않아서 초콜릿힐에서의 일정이 생각보다 더 빨리 끝나게 되었어요. 반딧불 투어는 날이 어두어져야만 가능한 투어기 때문에 중간에 대기시간이 많이 길어진거죠. 부모님이 그 시간동안 대기를 하기엔 힘들다고 하셔서 과감히 반딧불 투어는 당일에 취소를 했습니다.
보홀 육상투어 후기
로복강 선상 레스토랑
로복강 선상 레스토랑은 2곳이 있어요. 저는 현지 기사님이 가격은 더 저렴하면서 경치도 좋고 더 맛있는 곳으로 알아서 안내해주셨습니다. 제가 갔던 곳은 배를 타고 보는 풍경이 양쪽 모두 자연이었는데, 다른 한 곳은 마을 같은 곳이 보며서 상대적으로 뷰가 덜 좋다고 해요.
배 위에서 점심을 먹는다는 것 자체로 분위기는 매우 좋고 부모님도 엄청 좋아하셨어요. 음식은 뷔페로 제공되고 부족함 없이 제공되기 때문에 가족 모두 맛있게 먹었습니다. 선선한 바람도 불고 라이브 음악도 들리고 분위기는 정말 좋아요!
조금 아쉬웠던 부분은 중간에 원주민 마을 같은 곳을 만들어서 방문을 하게 되어 있는데, 그 마을이 참 조악해요. 관광객들의 팁을 받기 위해 일부러 연기하는 느낌이어서 오히려 좀 거부감이 들더라구요. 마을에 들어가서 같이 사진을 찍으면 팁을 주어야 합니다. 저와 가족들은 마을에 내리지 않고 배 위에서 구경만 했어요.
맨 메이드 숲길
맨 메이드 숲길은 사람이 인위적으로 만든 숲인데, 마치 동굴처럼 커다란 나무들이 줄지어 있는 곳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우와~~~'할 만한 곳까지는 아니었어요. 하지만 사진을 찍으면 정말 예쁘게 나오더라구요. 사진은 도로 한 가운데서 주로 찍으니까, 차 조심하세요!
초콜릿힐
개인적으로 초콜릿힐은 대실망이었습니다. 가족 모두 경주 대릉원에 온 것 같다고 했어요. 물론 대릉원보다 훨씬 크고 작은 언덕들이 사방팔방 펼쳐져 있지만 완전 이국적인, 이색적인 풍경은 아니었기 때문에 그저 그랬던 것 같아요. 저는 오후 3~4시쯤에 가기도 했고 날씨가 조금 흐린 편이어서 올라가는 길이 많이 힘들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날씨가 좋은 날 가시게 된다면 모자와 선글라스는 꼭 준비해오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그늘이 많이 없어요.
초콜릿힐에서 ATV를 탈 수도 있는데, 차라리 이걸 탈 걸 후회했어요. 초콜릿힐은 그냥 둘러보는 것 밖에 없어서 할 게 없더라구요.
부모님과 함께하는 보홀 육상투어 꿀팁
제가 여행하면서 '이렇게 했다면 더 좋았겠다' 생각했던 부분을 정리해볼게요. 부모님과 함께 하는 여행 기준이라는 점을 참고해주세요.
- 4인가족이라면 SUV 대신 밴 추천: 이동시간이 길기 때문에 SUV 뒷자석 가운데 자리에 앉으시는 분이 굉장히 불편하고 피로감을 많이 느껴요. 4인 가족이라도 넉넉하게 밴을 빌려서 편하게 타고 가시는 걸 추천합니다.
- 현지인 투어 추천: 영어 회화가 잘 되신다면 현지인 육상투어를 강력 추천해요! 부모님이 필리핀에 대해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시면 제가 통역해서 기사님께 물어보고 답변을 들었는데요. 현지인과 대화하고 현지인 생활에 대해서 들을 수 있어서 대화과정이 재미있었습니다. 가족들도 현지인과 만나거나 대화할 일이 거의 없어서인지 좋아했어요.
- 큰 기대는 하지말 것!: 예전에 세부 시티투어를 할 때도 느꼈던 점인데요. 필리핀 여행의 최고는 바로 바다와 휴양입니다. 우리보다 선진국이 아니기도 하고 낙후된 시설들이 많아서 관광지들이 크게 볼 것이 없어요. 특히나 요즘은 부모님들이 해외여행 많이 다니시면서 안목이 높아지셔서 기대를 만족시키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보홀 육상투어 비용 및 기사 추천
저는 처음에 추천 후기가 많은 3명의 현지인 기사에게 접촉해서 견적을 물어봤어요. 당시 흥정 없이 바로 가장 저렴한 가격을 불렀던 기사님에게 예약을 했습니다. 당일 투어 도중에 반딧불 투어 일정을 취소했는데도 당황하거나 불편한 기색 없이 웃으면서 처리해주셨어요. 제가 지불한 투어비용은 2,500페소였습니다.
저와 함께한 기사님에 대해서는 이전에 포스팅으로 추천한 적이 있는데요. 아래에서 확인해주세요!
조금은 후기가 조금은 시니컬했죠? 기대를 가지고 갔다가 실망하시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아 저의 솔직한 감상을 나눠봤습니다. 제 후기가 보홀 육상 투어 코스를 짜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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