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제가 거주하고 있는 학생숙소에서는 1년에 2번, 학기마다 하우스 파티를 개최해요. 스몰톡 대잔치일 것 같아 걱정 반,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 있을 것 같아 설렘 반이었어요. 직접 참여해 본 하우스 파티 후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하우스 파티 준비
하우스 파티는 4~5명으로 구성된 organizing team이 있는 듯 했어요. 이 친구들이 미리 장을 다 봐두고 각종 음식을 준비하는데 리더 역할을 했습니다.
하우스 파티를 위해 내야하는 참여비 같은 건 전혀 없었어요. 파티에 필요한 경비는 숙소에서 제공되는 듯 했습니다. 스위스 물가가 엄청 비싸다 보니 배달음식이나 케이터링은 상상도 못하죠. 재료만 모두 사와서 다함께 요리했어요.
파티는 저녁 8시 30분부터 시작이었지만 음식 준비는 오후 3시부터 시작됐어요. 학생숙소에 거주하는 인원이 70~80명 정도 되기 때문에 모두가 음식 준비를 하는 것은 아니고 올해 새롭게 입소한 사람들 위주로 소집되었습니다.
메인 메뉴는 라구소스 파스타와 크림 리조또였어요. 저는 라구소스의 재료가 될 당근, 마늘, 파슬리를 손질했습니다. 많은 양의 음식을 준비하다보니 재료손질만 2시간이 걸렸어요. 재료를 손질하며 서로 인사도 하고 어느 학교 다니냐, 전공은 뭐냐, 어디서 왔냐 등등 스몰톡의 대잔치가 열렸습니다.
하우스 파티 시작
처음에는 간단한 음료, 와인, 다과가 준비되었어요. 그리고 다시 시작된 스몰톡 대잔치. 다들 일어서서 자유롭게 다니면서 자신을 소개하고 얘기하는 시간이었어요. 식재료 준비를 하며 미리 스몰톡 몸풀기를 하지 않았다면 분위기에 적응 못해서 괴로운 시간이 되었겠죠... 다행히 저는 재료손질 하며 안면을 튼 사람들이 몇몇 생겨서 얘기하다보니 시간은 잘 갔어요.
그리고는 간단한게 ice breaking game이 진행되었습니다. 4~5명의 사람들이 이름이 순서대로 화면에 뜨고, 그들에 대한 3가지 문장이 나오는데, 이 중 거짓인 것을 찾는 게임이었어요. 개성 강하고 자유로운 사람들이라 그런지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짐작하기가 참 어려웠습니다.
9시쯤 되어 늦은 저녁식사를 했는데요. 제가 조금이라도 참여해서 그런지, 늦은 저녁에 배가 고파서였는지 라구소스 파스타는 정말 맛있었어요. 식사가 끝난 후에는 브라우니와 시나몬롤도 디저트로 제공되었는데, 이 또한 얼마나 맛있었는지! 어마어마한 양의 반죽을 치대는 과정을 직접 봐서인지 더 맛있게 느껴졌어요. 팔근육 솟아가며 반죽 치대던 친구에게도 정말 맛있다고 했더니 좋아하더라고요.
본격적인 파티타임
식사가 끝난 후 11시 30분쯤 술 마시고 춤추는 파티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제 숙소 건물에는 지하에 파티룸이 따로 있어요. 평소에는 게임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자유롭게 있을 수 있는 공간인데, 그 날만큼은 조명도 화려하고 한 켠에 바도 만들어놓고 제대로 분위기가 나더라고요!
다들 더 취하기 전에 단체사진 찍고 본격적인 술판과 춤판이 벌어졌어요. 음악소리가 커서 다른 사람들의 말 소리가 잘 안 들리기도 하고, 내향형 인간은 더이상 대화에 집중할 에너지가 없어서 저는 사진만 찍고 후다닥 방으로 올라왔습니다. 그리고는 씻지도 못하고 뻗어버렸어요..... 스몰톡의 위력은 대단합니다....
내향형 인간에게 하우스 파티란
사실 저는 이런 네트워킹 자리나 파티가 익숙하지 않은 한국인인데다 스몰톡이라면 기가 쪽쪽 빨리는 내향형 인간이라 파티 시작 전부터 걱정이 컸어요. 하지만 막상 상황이 닥치니 걱정했던 것만큼 큰 일도 아니더라고요. 잘 못 알아들으면 다시 물어보면 되고, 또 못 알아들으면 또 물어보면 되고!! 또 저도 대화를 이끌기 위해 먼저 질문도 하고, 그러다보니 어느새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하루에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미안하게도 절반의 이름의 벌써 잊어버린 듯 한데, 그래도 이제 낯익은 얼굴의 친구들이 더 생겼어요. 몸은 피곤했지만 소속감도 느껴지고 마음은 든든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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